여행의 시작, 양재역에서의 설렘
5월 연휴가 길어 가족들과 패키지여행을 오랜만에 가게 되었습니다. 연휴다 보니 차가 밀릴 수 있어 아침 6시 50분에 양재에서 버스가 출발한다는 문자를 받고 아침부터 부랴부랴 준비하고 택시 타고 양재역에 도착했습니다. 양재역 서초구청 앞 마을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몇 가족들이 큰 여행가방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도 전날 밤부터 준비한 짐을 끌고 10분 일찍 도착해 버스를 기다렸죠. 하필 비까지 내려 걱정이 좀 되었습니다. 차는 원래 출발하려던 시간보다 좀 늦게 7시쯤 도착을 하였고, 인원 체크 후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가이드님이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며 버스에 탑승하는 순간 여행이 시작되었음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며, 곧 만나게 될 울산과 부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벅찼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차가 고속도로에 다 나온 건지 차는 달릴 생각을 못하고 계속 차가 밀리는 바람에 원래 도착해야 할 시간인 11시 30분을 훌쩍 넘어 2시가 되어서야 울산에 태화강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소시지 사서 허기를 달래며 도착을 했죠. 몸은 많이 지치고 힘들었지만 가족끼리 오랜만에 가는 여행이라 마음은 들뜨고 신이 났었습니다.
2시가 되어서 도착한 울산 식당은 '태화강순두부' 해물도 많고 배고파서 그런지 평소에 먹던 순두부보다 더 맛있었던것 같아요.
첫째 날: 울산의 자연 속으로 떠나는 힐링 여행
태화강 국가정원과 십리대숲에서 만난 초록의 향연
울산에 도착해 중식을 마친 후 첫 번째로 향한 곳은 태화강 국가정원이었습니다. 순천만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로 지정된 국가정원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더욱 기대가 되었어요. 태화강을 따라 4km에 걸쳐 펼쳐진 십리대숲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높이 솟은 대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자연 터널을 걸으며 가족과 함께 음이온을 마음껏 들이마셨죠. 26개의 테마정원들은 각각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고, 특히 아이들은 대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보며 신기해했어요. 죽림욕을 즐기며 가족사진도 찍고, 자연이 주는 평온함 속에서 일상의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어요. 시간이 촉박하여 더 많이 보고 싶었지만 못 본 것들이 많아 아쉬웠네요. 멋진 분수도 보고 새들이 많았는데 흑조가 보여 찍고 싶었지만 찍을 때마다 물속으로 숨어 제대로 찍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태화강 동굴피아에서 떠나는 신비로운 지하 모험
태화강 국가정원을 다 둘러볼때쯤 비는 그쳤고 되돌아올 때 문이 닫힌 푸드트럭이 비가 그치자 오픈을 하더라고요. 바로 달려가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고 바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다음으로 간 곳은 동굴피아라는 곳인데 시간이 없어서 이곳도 짧게 봐야 했어요. 태화강 동굴피아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인공동굴이 문화체험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었습니다. 4개의 동굴마다 각각 다른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 곳입니다. 각 동굴마다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사진을 찍기에도 완벽했습니다. 역사의 아픔이 문화공간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며,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대왕암공원에서 만난 장엄한 자연의 풍경
하루의 마지막 코스였던 대왕암공원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동남단 끝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100여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만들어내는 600m의 산책길부터 시작되었어요. 송림길을 걸으며 바다 내음을 맡는 순간, 여행의 피로가 모두 날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여행 운이 안좋은 건지 출렁다리는 공사 중이라 못 갔고 바로 대왕암으로 갔습니다. 대왕암은 마치 바다에서 용이 승천하려는 모습 그대로였어요. 붉은 바위와 푸른 바다의 대비, 그리고 하얀 울기등대까지 어우러진 풍경은 정말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방어진항에서의 개별 석식도 가족만의 시간을 갖기에 충분했고, 싱싱한 해산물로 울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둘째 날: 부산에서 만끽하는 바다와 문화의 하모니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에서 경험한 특별한 해안 여행
둘째 날 아침, 호텔에서 조식을 마치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인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의 해변열차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송정에서 해운대 미포역까지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기차에서 바라본 부산의 해안 절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해안도로, 그리고 멀리 보이는 고층빌딩들의 조화로운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했어요. 바닷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달리는 기차 안에서 가족과 함께한 시간은 정말 로맨틱했습니다. 동백섬과 누리마루에서의 산책은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해운대 해변의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힐링의 시간을 만끽했어요.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에서 떠나는 부산 미식 탐방
우리나라 최대 수산시장인 자갈치시장에서는 아이들이 처음 보는 다양한 해산물들에 신기해했어요. 시장 아주머니들의 정겨운 부산 사투리와 활기찬 시장 분위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코스였던 흰여울문화마을은 정말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은 절영해안산책로의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었어요. 피난민들이 정착해 살았던 마을이 지금은 독창적인 예술문화마을로 변화된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마을 곳곳을 둘러보는 것은 힘들었지만, 역사의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과 알록달록한 벽화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까지 모든 것이 추억으로 남을 만한 장면들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을 이렇게 감동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마무리: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 만들기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울산과 부산에서 만난 자연과 문화, 그리고 가족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패키지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한 일정 계획 없이도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평소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을 만끽했어요. 울산의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느꼈던 초록의 평온함, 부산의 해안선에서 만난 시원한 바다, 그리고 전통시장에서 맛본 진짜 부산의 맛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 가족이 더욱 가까워진 것 같아요. 평소 바쁜 일상 속에서 제대로 대화할 시간도 없었는데, 여행지에서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함께 웃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그때의 추억을 되새기는 것도 또 다른 행복이더라고요.
가족 여행은 단순히 어딘가를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웃고 함께 감동하며 더욱 끈끈해지는 시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책에서만 보던 자연과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었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오랜 기간 동안 제주도나 경주 같은 다른 지역도 가족과 함께 탐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소중한 추억들이 쌓여서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되겠죠.